가을 감성을 짙게 물들여주는 영화!
하나 둘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을 타는 것 같다’고들 말하고는 한다. 별다른 이유 없이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무기력감이 느껴지며, 혼자 있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이열치열로 여름을 이겨내듯, 가을 감성에 흠뻑 젖게 하는 영화를 보며 가을을 잘 보내는 것은 어떨까.

더 컨덕터
장르: 드라마 / 러닝타임: 139분 / 개봉일: 2019.11
감독: 마리아 피터스
뉴욕 필하모닉이 96년간 기다려온 최초의 마에스트라! 10그램의 지휘봉으로 세상의 편견을 뒤흔든 그녀의 인생을 담은 음악이 함께 가을 감성을 짙게 물들여준다, 1927년 뉴욕, 최고의 지휘자가 꿈인 ‘윌리 월터스’는 자신의 꿈을 폄하하고 만류하는 가족과 주변인들을 뒤로 한 채 음악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수소문 끝에 피아노 수업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입양아이며 본명이 ‘안토니아 브리코’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심지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스승에게 파문당하면서 커다란 벽에 부딪치게 되는데….
영화는 가을 감성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뜨거운 열정을 담아낸다. 최고의 지휘자라는 꿈을 가진 안토니아 브리코가 세상의 편견 앞에 열정과 노력, 아름다운 음악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안토니아 브리코가 뉴욕 필하모닉 창립 96년만의 첫 마에스트라가 되기까지의 다양한 장면 즉 공연장 복도에서 악보를 보는 모습, 피아노 레슨을 집중하여 받는 장면, 어두운 밤 홀로 악보를 펴 놓고 지휘 연습을 하는 모습 등을 통해 음악을 향한 애틋하고도 뜨거운 열정들을 보고 들으며 가을 감성에 젖게 한다.

윤희에게
장르: 멜로, 로맨스 / 개봉일: 2019.11.14
감독: 임대형 / 출연: 김희애, 김소혜
 
"윤희에게, 잘 지내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엄마 윤희에게 부쳐진 한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되는 영화는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을 정도로 매우 섬세하고 감성적이다. 어디에 사는 누가 보낸 지도 모를 그 편지는 '윤희'의 마음을 뒤흔들며 엄마의 '삶'을, 한 여자의 '사랑'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눈이 쌓인 순백의 풍경에서 부쳐진 편지는 어떤 계산도 없이 오로지 그리움 사무쳐 써내려간 진심으로 다가온다.

영화는 그렇게 중년의 사랑을, 소수의 사랑을, 또 모두의 사랑을 따스한 시선으로 조명하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응원한다.

누군가의 '삶'을 믿고 보는 배우 김희애의 연기로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과 사랑에도 이성이 아닌 가슴과 감성으로 돌아보게 한다.